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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The Korea Association of Literature for Children and Young Adults
아동청소년문학 연구의 풍요로운 터전을 일구어 나가겠습니다.
제목

<이원수를 읽자> 7월 공부 모임 후기

작성자
김영순
작성일
2010.08.05
첨부파일0
조회수
1497
내용
1. 날짜 : 2010년 7월 3일 토요일 3-6시
2. 장소 : 어린이도서연구회 사무실
3. 텍스트 : 이원수전집 11권 소년소설 <보리가 패면>
4. 참석한 사람들 : 이재복 외 8명
5. 나눈 이야기
?우정과 이별?
1. 아동독자의 반응에 대한 예상; 아이들의 저항의식을 엿볼 수 있어서 아동 독자가 내가 순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생각하는 동안 저항의식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다.
2. 작중 인물에 대한 평가; 곧은 정신을 가진 순옥이 성격이 잘 드러나 있고, 순옥의 성격과 결말이 조화로우나, 아동으로서 순옥이의 자세는 크게 동의되지 않는 면이 있다. 아동치고 지나치게 의지가 강하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3. 결말이 갖는 독특성과 장르적 속성의 연결; 언해피엔딩 작품이다. 소년/아동소설이기에 동화와 다른 결말을 갖는 것이 잦다.
4. 이원수 소년소설의 특징과 이 작품의 관계; 이원수 작품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산 자식의 정신적 지주나 마음의 의지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도 그러하다. 그러나 서사적 논리상 아버지에 대한 습관적 환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5. 행간읽기; 순옥이 친구가 본 잡지는 이름난 문필가가 필자로 참여했지만 저급한 글들이 게재된 것으로 요약된다. 이 잡지에 대한 정보와 평가를 통해 작가는 당시 아동이 읽는 잡지, 더 나아가 잡지를 통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문단을 놓고, 어린이문학에 대한 엄정한 의식을 기반으로 은근한 비판적 시선을 던지고 있는 듯이 보인다.
* - 는 이어서 반대되는 의견이 나옴을 뜻합니다. (정리자)
?화려한 초대?
1. 작품의 성격; 리얼리즘 아동문학의 전형으로 다가왔다. 작가 당대의 교육과 아동문학에 대한 비판과 고발이 드러나 있다.
2. 마지막 대목에 대한 논쟁; 마지막 대목은 아이가 자격지심을 끝내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어떤 긍정도 불가능할 만큼 참혹한 수준임을 고발한 작품이라서 그런 것 같다. - 서울 아이가 준 옷을 벗어 던지고 싶었다는 것은 자기 긍정이다. 이런 자기 긍정 모습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각박한 현실에서 아이는 자기 모습을 정확하게 보고 절망하지 않는다. - 그러나 현실이 이 아이들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이다. - 현실보여주기로 끝나는 게 아니다. 바깥에 나가 자기 위치를 파악하고 슬픈 얼굴일 수밖에 없지만 그걸 수긍하고 절망하지 않는다. 이건 희망적이다. - 어린 주인공의 힘으로는 작품이 제기한 문제의 해결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독자에게 무거운 짐을 던져준 작품이다. 창밖 아이와의 동일성은 자기 긍정이지만, 새옷으로 갈아입는다고 서울아이가 되는 건 아니라는 자기 처지 에 대한 냉정한 확인이다.
3. 작가의 개입; 진짜 부잣집 아이는 악의가 없고, 상대가 상처받지 않게 배려가 깊다. 그런 상황에서 점순이는 서울 옷을 입게 되었지만, 서울의 다른 아이들은 수근거린다. 점순이는 혼란을 겪고 이후 시골에 가서 계급적 각성에 이른다. 그렇다면 점순이를 내세워서 하려는 말과 점순이가 가진 상황을 통해 하려는 말이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후반에 작가의 목소리가 많이 투입되어 있는 것 같다. / 한 선생도 작가의 대리인으로 다가온다. 작가 이원수는 하려는 말이 있고 인물을 동원해서 이를 풀어낸다. 약자에 대한 온정이나 원조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를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이후 리얼리즘 동화에 상당한 영향을 준 작품일 것 같다.
* / 는 이어서 동조 의견이 나옴을 뜻합니다. (정리자)
?나비를 잡는 아버지?
1. 현덕 작품과의 비교; 현덕의 ?나비를 잡는 아버지?와 유사한데 여운은 그만 못하다. 현덕에 비해 현실과의 대결이 치열하지 못한 것 때문인 것 같다. / 이유 없이 착한 정숙, ?보리가 패면?의 숙이 등, 이를 테면 깡패도 교훈을 남발하는 손발 오그라드는 상황을 연출하는 인물들이 자주 나타나는 것은 치열하지 못한 의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 착한 인물의 비현실성이 오히려 당대인들 암담한 삶을 사는 그들에게 위안이 되려는 뜻에서 나온 것이었을 것이다. 작가는 그것을 문학의 힘으로 보았을 수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러한 평가는 가혹한 것이다.
?들에는 하늬바람?
1. 주인공에 대한 평가; 여성의 시선에서는 효실이 바람직한 여성으로 다가온다.
2. 자연의 역할; 죽고 싶은 마음을 자연물과의 대화를 통해 극복했다. 즉 웅덩이는 수많은 생명체가 우굴거리는 곳인데, 그런 것들과 대면이 죽음을 스톱시킨 것이다.
3. 결말 처리; 성급하고 어설픈 화해는 자제되었다.
?보리가 패면?
1. 이 작품의 특색; 주인공이 계속 어둠 속에서 헤맨다. 즉 선과 악 사이에서 완강하게 버틴다.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주인공을 통해 독자는 현실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선과 악의 경계가 분명하지도 않고, 악과의 거리를 생각만큼 벌이지를 못하는 우리들은 영규에게 매료당한다. 이런 영규를 선악이 뚜렷한 기존 인물과 비교하면, 현실의 독자가 공명을 일으키기는 쉽다. 그러나 영규의 과도한 우유부단함이 걸리기도 한다. / 우유부단한 주인공은 마치 드라마 인물처럼 다가왔다. 그게 재미도 있었다.
2. 소년의 성장; 여기의 소년들은 죽을 고비를 겪는 일이 잦다. 병원 입원, 살해의 위협 등. 인간의 변화는 늘 고비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소년의 성장을 읽을 수 있다. / 소년들의 심리를 이렇게 밀도 있게 다루고 있는 건 발전이다. / 우정이란 배신 없는 관계를 뜻한다던가, 또래에 대한 평가가 어른과 아이들의 사이에는 어떤 차이를 이루는가 등도 잘 나타나 있다. / 영규와 경준의 관계가 나름대로 역전을 이루는 등 다이나믹하다.
3. 작품의 결점들; 초반 적극적인 엄마가 드러나는 듯한 인상을 주었지만 서사가 본격화되면서 엄마의 역할이 없었다. 초반 이모네 집 등장도 큰 사건으로 이어질 듯한 분위기였으나 그러지 못했다. 연재를 하다보니 생긴 한계인 것 같다. / 힘 기울여 묘사한 철주의 회개가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어떻게 보이면 설득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새 키우는 아이는 구원의 여성이라는 전형성을 답습하고 있다. - 보리가 패면의 구성은 산만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인물의 관계를 끈질기게 물고늘어졌다.
?산의 합창?
1. 암흑가 동화; ?보리가 패면? 보다 좀 낫지만 여전히 암흑가 동화이다. 내면으로 많이 들어간 탓에 속시원히 해결을 못하고 말았다. / 왜 썼을까?
2. 작품의 흠들; 너무 빤했다. 사건의 남발과 연속은 독자를 마구 몰아서 항복선언을 받아내려는 것 같은 작가의 태도를 느끼게 했다. / 연속극 같았다. / 아는 분인 경찰은 너무 착했다. / 어른의 개입이 컸다. / 착한 인물들이 많은데 왜 시골에 가서 해결을 보았을까? / 목장 할아버지를 통하 결말, 낭만적이다.
3. 어른 묘사의 새로움; 악인 장씨. 동화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어른이다.
4. 시대의 기록성; 전후 시대상에 대한 기록상인 측면이 큰 작품이다.
5. 공부에 대한 계몽적 태도; 누나는 공부를 통해 입신출세를 꾀한다. 목장 할아버지도 공부를 강조한다.
11권 총평에 해당되는 의견들
1. 특정 인물에 대한 이원수의 개성적 반응들; 여자 케릭터들이 여전히 현실적이지 않다. 너무 이상적이다. 숙이 누나와 효실이만 빼고. 일정한 대상에 대한 이원수 특유의 반응들, 그러니까 여성에 대한 태도나, 아버지에 대한 반응을 짐작케 하는 대목들이 11권에서도 몇몇 군데 느낄 수 있었다.
2. 섬세해진 심리묘사; 심리묘사가 섬세해졌다. 독자가 감정이입을 할 만한 것이, 필력에 물이 오른 듯해 보인다. 특히 경준과 영규의 관계가 다각도로 변화되는데 이것이 심리묘사로 뒷받침 되어 있다.
3. 아동(소년)소설의 문법에 대한 탐색; 동화와 다른 아동소설의 문법에 대한 고민을 확인해 볼 수 있다. 11권은 안전하고 편안한 해결과 그렇지 않은 해결이 혼재되어 있다. 이를 테면 ?나비를 잡는 아버지?나 ?산의 합창?에서는 계급적 대결을 드러냈고 이 상황에서 약자들의 연대의식으로 마무리하고자 도식적인 결말을 보였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우정과 이별?은 독자들로 하여금 일정한 도덕률에 따르게 하려는 뻔한 결말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돌아보면 이원수는 주제에 따라 엔딩을 달리하고 있는데, 이는 동화와 차이점을 이루는 대목이다. 물론 이원수가 동화에서 다 해피엔딩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작가는 작의를 보다 전면에 내세우면서 문제를 어설프게 봉합하면서 행복한 매듭을 짓지 않았던 것은, 무겁고 힘들더라도 불편하더라도 현실직시에서 오는 삶의 진실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할말을 제대로 다 하려는 것은 소설문학이 그만큼 현실에서 간취되는 진실의 전달에 봉사해야 한다는 작가의 소설에 대한 이해를 짐작케 한다. 할말에 집중하면서 표현을 경시하지 않았다. 할말에 집중하기가 오히려 문학적 표현, 이를 테면 심리묘사의 밀도를 더욱 높였다 할 수 있다.
물론 엔딩의 다양함은 소설 문법에 대한 고민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작품의 주제나 제재에 따라 엔딩이 조정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보리가 패면?은 철중이 회개함으로써 해피엔딩을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은 약자들의 연대도 계급간의 대립을 다룬 것도 아니다. 아이들 내면에 매우 주력한 작품이다. 때문에 해피엔딩으로 끌고 갔다고 보여진다. 이 작품은 연재물인데, 연재물이 독자와 계속 호흡을 맞추면서 진행된다는 특색 때문에, 언해피엔을 취하기 어려웠으리라는 추측도 해볼 수 있다.
다시 장르에 대한 이원수의 탐색으로 돌아가면, 아동(소년)소설은 동화와 달리 독자층이 10대로 쉽게 확대될 수 있다. 10대 독자를 고려하면 해피엔딩 일색에서 벗어나 작품에 따라 언해피엔딩으로 매듭짓는 것에 큰 부담이 없다. 11권의 작품들을 읽으면, 소년들의 심리묘사에 공을 들이거나, 학급회의 장면을 무게 있게 다루면서 상충되는 발언을 드러내며 토론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전체적으로 민주적 자질을 함양시키려는 행간의 의도 등이 읽힌다. 이것은 아동(소년)소설이라는 장르를 놓고서 이원수가 10대를 자기 작품의 독자로 적극적으로 인식하고자 했음을 짐작케 한다. 이들이 읽는 아동소설은 동화와 다른 결말을 취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4. 이후 리얼리즘 동화에 대한 영향; 11권에서 보인 문제의식들이 이후 리얼리즘 동화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여기의 작품들은, 도시만 전부로 인식하는 것에 브레이크를 건다. 도시와 시골의 대비하면서 사회 구조 문제를 건드리고 과감히 끄집어낸다. 부잣집 아이들 싸*지 없고 가난한 아이들은 착하다는 도식성이 보인다. 그 도식성 이면에는 이원수의 작가로서 의식이 자리한다. 그렇기는 하나 그것이 어른 작가의 대사회적 의식에 그만 개별 아동의 내면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점은 이후 리얼리즘 동화작가들이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었다.

* 정리라는 것이 정리자의 개성이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지요. 첨에는 가능한 나왔던 이야기만 적었는데, 점점 제 식으로 정리되고, 나중에는 제 생각도 퍽 들어갔네요. 7월 공부 정리자는 논의들을 또 이렇게 보았구나 하는 식으로 보아주시면 좋겠어요. 끝으로, 늦은 정리 죄송합니다. <정리: 김현숙>
(김현숙 선생님 대신에 올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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